Slangdunk
요즘말 리포트 #43

· 슬랭덩크 에디터

이생망 뜻과 유래: '이번 생은 망했다'는 농담이 농담만은 아니었던 이유

'이생망'은 '이번 생은 망했다'의 줄임말로, 일이 꼬였을 때 자조적으로 내뱉는 신조어다. 2015년 경향신문 조사에서 20~34세 10명 중 4명이 '이생망'을 생각해 본 적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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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망' 뜻 카드

한눈에 보기

뜻
'이번 생은 망했다'의 줄임말. 시험이나 일이 꼬였을 때 가볍게 푸념하듯 쓰기도 하고,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을 것 같다는 청년층의 좌절을 담아 쓰기도 한다.
사전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은 '이번 생은 망했다'를 줄여 이르는 말로, 주로 젊은 층이 자조적으로 쓴다고 풀이한다(서울경제).
숫자
경향신문이 2015년 12월 20~34세 1000명에게 물었더니 41.3%가 '이생망을 생각해 본 적 있다'고 답했다. 취업준비생은 54.2%였다.
주의
스스로를 두고 하는 농담으로 쓰인다. 남에게 '너 이생망이네'라고 하면 상처가 된다.

기말고사 전날 밤, 대학 도서관 열람실. 노트북 화면 구석에 누군가 포스트잇을 붙여 놓았다. '이생망. 다음 생엔 미리 공부함.' 2016년 경향신문 기사 속 스물네 살 대학생도 비슷하게 말했다. 시험기간에 '이번 생은 망했다'는 말을 많이 쓴다고.

하지만 같은 기사의 설문을 보면 이 말을 농담으로만 쓰는 사람은 절반이 안 됐다. 시험 하나 망친 푸념과 인생 전체에 대한 체념이 같은 세 글자에 담겨 있다는 것, 그게 이생망이 오래 살아남은 이유다.

뜻

이생망은 무슨 뜻일까?

이생망

'이번 생은 망했다'의 줄임말.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자조적으로 쓰는 말로, 가벼운 푸념에서 '앞으로도 나아지지 않을 것 같다'는 체념까지 폭넓게 담는다.

Short for 이번 생은 망했다, “this life is ruined”: a self-mocking line used for anything from a botched exam to a sense that things will never get better.

서울경제는 2019년 이생망을 '청년들이 집단적으로 느끼는 좌절감과 무력감'을 한 단어로 표현한 말로 소개했다. 시험을 망치거나 취업에 실패했을 때 푸념하듯 내뱉는 말이지만, 취업난과 경제적 고통을 겪는 청년층에서 널리 쓰이는 일상어가 됐다는 설명이다. 아시아경제 '신조어사전'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이 말에 사회와 삶에 더는 기대가 없는 절망적 상황이 담겨 있다고 짚었다. 같은 단어인데 쓰는 사람에 따라 무게가 이렇게 다르다.

예문

이생망은 어떻게 쓸까? 예문 5개

  • 범위 잘못 알고 공부함. 이생망…시험 30분 전, 과 단톡방
  • 알람 다섯 개 다 끄고 잤어. 이번 생은 망했다출근 지하철에서 쓰는 가장 가벼운 이생망
  • 서류만 스무 번째 떨어졌어. 진짜 이생망인가 싶다농담과 진담 사이
  • 이생망이라고? 아직 1회차야. 남은 게 훨씬 많아친구의 반박 (이쪽이 정답이다)
  • 이생망? 이씨 생일 망했다는 거냐?삼촌 (본인이 이씨다)
‘갑분싸’, ‘이생망’?…‘신조어 능력시험’ 직접 풀어보니 / KBS뉴스(News)
방송 뉴스가 '신조어 능력시험' 문제로 낼 만큼 이생망은 대표 신조어가 됐다.영상 = YouTube @KBS News
유래

이생망의 유래: '헬조선'과 '흙수저'의 시대

이생망이 언론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건 2010년대 중반, 청년들이 한국 사회를 '헬조선'이라 부르고 부모의 재산으로 계층을 나누는 '수저' 이야기가 퍼지던 때다. 경향신문은 2016년 1월 연재 '부들부들 청년'에서 아예 한 회를 '이번 생은 망했어요'로 꾸리고, 이 말이 헬조선, 흙수저와 함께 청년들의 일상 대화에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문학에는 먼저 비슷한 문장이 있었다. 아시아경제는 황지우 시인의 시 '거울에 비친 괘종시계'의 한 구절 "나, 이번 생은 베렸어"를 이생망과 나란히 소개했다. 시인의 탄식이 수십 년 뒤 세 글자 줄임말이 된 셈이다. 다만 이 시가 신조어의 직접적인 출처라는 근거는 없다.

유행 이유

이생망은 왜 유행했을까? 세 가지 이유

첫째, 무거운 말을 가볍게 할 수 있다. '나는 절망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생망ㅋㅋ'는 쉽다. 세 글자 줄임말과 웃음 기호가 무게를 덜어 준다. 같은 계열의 말로 현타가 있다.

둘째, 실제로 비관이 컸다. 서울경제가 인용한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의 2018년 말 조사에서 '능력만 있으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20대 31%, 30대 24%에 그쳤다. '한 번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응답도 20대 27%, 30대 29%였다.

셋째, '다음 생'이라는 탈출구가 있다. 이생망은 이번 생만 망했다고 말한다. 체념처럼 들리지만 어딘가 리셋 버튼을 누르는 게임의 감각이 섞여 있다. 그래서 친구가 '아직 1회차'라고 받아치는 순간, 대화는 다시 농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데이터

숫자로 본 이생망: 10명 중 4명, 취준생은 절반 넘어

경향신문은 2015년 12월 20~34세 청년 1000명(대학생, 취업준비생, 직장인)에게 이생망에 대해 물었다. 41.3%(413명)가 '이생망을 생각해 본 적 있다'고 답했고, 집단별로 보면 차이가 뚜렷했다.

'이생망'을 생각해 본 적 있다 (20~34세, 2015년 12월)
  • 전체41.3%
  • 취업준비생54.2%
  • 임금노동자40.8%

더 흥미로운 건 뜻을 어떻게 받아들였느냐다. 이 말을 '농담'으로 이해한다는 응답은 47.4%였지만, 591명은 '앞으로의 삶도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복수응답). 기사는 대학생은 시험 실패처럼 가벼운 일에도 쓰며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는 경향이 강했고, 취업준비생과 직장인은 사회 구조의 문제를 더 많이 지적했다고 전했다. 농담의 얼굴을 한 체념, 숫자는 그렇게 말한다.

밀레니얼세대는 아프다 #기성세대 #요즘애들 #이생망 / 안동MBC 사생결단
지역 방송 토크쇼가 이생망을 키워드로 밀레니얼 세대의 고민을 다뤘다.영상 = YouTube @안동MBC PLUS
다른 시선

이생망 다음에 오는 말

이생망이 체념의 언어라면, 그 뒤에 유행한 말들은 방향이 조금 다르다.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쌓자는 갓생이 대표적이다. 거창한 인생 역전 대신 오늘 할 일을 해냈다는 작은 증거를 모으는 쪽으로, 청년들의 말버릇이 옮겨 가고 있다. 물론 둘은 공존한다. 아침엔 갓생을 다짐하고, 밤엔 이생망을 외친다. 에디터의 하루도 대체로 그렇다.

FAQ

이생망, 자주 묻는 질문

Q. 이생망은 무슨 뜻인가요?

'이번 생은 망했다'의 줄임말이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자조적으로 쓰며, 가벼운 푸념부터 '앞으로도 나아지지 않을 것 같다'는 체념까지 담는다.

Q. 이생망은 어디서 나온 말인가요?

처음 쓴 사람과 시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2010년대 중반 '헬조선', '흙수저'와 함께 청년층의 일상어로 자리 잡았고, 2015년 12월 경향신문 설문 당시 이미 널리 쓰이고 있었다.

Q. 이생망은 영어로 뭐라고 하나요?

딱 맞는 표현은 없지만 'this life is a write-off', 'I'm done for in this life', 'better luck next life' 정도로 옮길 수 있다. 가벼운 상황이라면 'I'm doomed'도 자연스럽다.

Q. 이생망 짤은 어디서 볼 수 있나요?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생망 짤이 많지만 저작권 문제로 여기에 싣지 않는다. 뜻과 쓰임은 슬랭덩크 이생망 항목에서 볼 수 있다.

Q. 이생망을 써도 괜찮은 말인가요?

스스로를 두고 하는 농담으로는 흔히 쓴다. 다만 남의 처지를 두고 쓰면 상처가 될 수 있고, 주변 사람이 이 말을 자주 진지하게 한다면 농담으로 넘기기보다 이야기를 들어 주는 편이 좋다.

정리하면, 이생망은 웃으면서 하는 체념이고, 그 웃음 덕분에 오히려 버틸 수 있는 말이기도 하다. 도서관 포스트잇의 주인은 다음 날 시험을 봤을 것이다. 다음 생까지 미루지 않고. 더 정확한 뜻풀이를 알고 있다면 사전의 이생망 항목에 남겨 주시길.

출처 · 참고

‘이생망’, 사전에서 더 보기 — 다른 뜻풀이와 예문, 그리고 당신의 한 줄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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